[문화뉴스] 플레이투스테이지 - K아트플래닛 권연순 대표를 만나다 | 2018-10-31 06:01:48 |
플티 | 조회5,878 |
▲ K아트플래닛 권연순 대표. ⓒ티위스 컴퍼니 제공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극공연기획을 주로 하는 권연순 대표를 만났다. 권대표는 2013년부터 공연기획사 K아트플래닛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활동해오고 있다. K아트플래닛은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향유하는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자 설립한 회사다. 회사를 설립한 것은 2013년부터지만 사실 권연순 대표는 공연기획자로서 거의 30년 가까이 활동하며 크고 작은 공연들을 올려왔다. 작업을 할 때 프로덕션에 깊숙이 참여하여 공연홍보뿐만 아니라 작품의 질적인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의견도 제시하며 진정한 의미의 공연기획자 역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권연순 대표가 이끄는 K아트플래닛은 공연기획뿐만 아니라 문화전반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현하는 일도 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예술공간 서울에서 올라가는 극단 코끼리만보의 ‘애들러와 깁’이라는 작품을 진행하고 있다.
Q. 어떻게 하다 공연기획을 하게 되었나? 연극을 좋아했고 연극은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공동체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대학 들어갈 때부터 희곡(극작)을 전공하려 했는데 학교에 희곡 전공 선생님이 없어서 영문과 독문과 등을 따라다니며 수업을 들었다. 졸업하고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서른 살 때부터 공연을 다시 해서 극단 생활을 했다. 처음부터 기획을 하려던 것은 아니고 주로 드라마터그 역할을 많이 했다. 공연비평가 故한상철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드라마터그의 역할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 권연순 대표는 1993년 한양레퍼토리의 창단 공연 '핏줄'을 통해 본격적으로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 ⓒ티위스 컴퍼니 제공 드라마터그는 작품을 선택하여 극작가에게 의뢰하기도 하고 실제 작업을 할 때 내부적인 비평도 하면서 결국은 대중에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공연에서 그 역할이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제작단체가 작다보니 공연할 때 여기저기 필요한 일을 맡았고 자연스레 기획일로 넘어오게 됐다. 작품내용과 관련해선 드라마터그의 역할이 크다면 작품 외적으로는 기획자가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처음 기획을 맡았던 것은 아마 1993년도쯤으로 기억하는데 한양레퍼토리의 창단 공연 ‘핏줄’을 하면서다. 현재는 창단 때부터 함께했던 극단 ‘오늘’에 속해있으며 드라마터그와 기획 일을 하고 있다.
마케팅이다. 홍보에 최선을 다해도 직접 관객들을 극장에 오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보통 기획 일을 맡으면 제작피디를 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극단에서 아무리 지원금을 받아서 제작한다고 해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극단의 대표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예산을 짜다보면 지출이 항상 예산범위를 초과하는데 마이너스가 되는 금액은 결국 티켓수입으로 벌어서 메울 수밖에 없는 결론이 나온다.
소극장은 좌석 수도 적은데다 매진시키기가 힘들다. 열심히 팔아도 결국 본전일 뿐이다. 극단이나 제작자가 최대한 손실을 안 보게 하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런 아쉬움도 있지만 사실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있는 채널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연홍보라는 것이 타이밍에 맞게 해야 하는데 일이 겹치면 놓치게 된다. 홍보작업 이외에도 제때에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밤을 새기도 한다.
SNS에 홍보물을 업로드 하는 것은 작업에 참여하는 극단원이나 다른 스태프에게 부탁하기도 한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특정 공연에 국한되는 홍보방법을 고민하기 보다는 공연전체가 알려질 수 있는 홍보채널을 늘리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대학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문화콘텐츠를 대중들에게 알려서 공연에 관심 있는 관객층을 두텁게 만들거나 새로운 예매처를 공연단체들에게 소개 하는 일들이다.
▲ '애들러와 깁' 컨셉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극단 코끼리만보의 ‘애들러와 깁’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애들러라는 죽은 예술가를 연기하려는 루이즈라는 여배우가 그 예술가의 집을 찾아갔는데 거기서 애들러의 연인이었던 깁을 만나게 되는데서 출발한다. 그러고 나서 배우는 애들러의 역할을 더 잘하고 싶어 욕심을 내게 되는데 거기서 벌어지는 집착을 나타낸다.
Q. 공연제작과정에서 단체 대표나 연출과 어떤 것을 주로 협의하는가? 그동안 어떤 연출가가 걸어온 길을 보면 지금 순간에는 이런 작품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정 작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극단의 입장에서 볼 때 그 극단의 흐름에 걸 맞는 작품을 제안하기도 한다. 제작 예산이나 작품의 내용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주제적인 측면에서도 관객들의 요구나 현재 연극계의 요구에 대해 조언한다. 이것은 홍보콘셉트와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연을 오래 하다 보니 지금 현재가 어떤 역사로 남을지 예측되는 것이 있다. 극단이 자기정체성에 맞는 작품을 꾸준히 개발 할 때 공공지원사업에도 선정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조언할 수 있는 이유는 연출들과 오랫동안 작업을 해서 그들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로덕션마다 내가 개입하는 것이 조금씩 차이는 있다. 그냥 단순히 홍보대행을 맡기도 한다.
극단마다 제작비를 집행하는 중요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제작시스템에 맞춰서 일하는 편이다. 다만 제작자들이 본인의 작업방식을 중간중간 점검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 '세노인' 공연 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작품에 욕심을 부리다 보면 특정부분에 과도하게 제작비를 집행해서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합평회를 할 때 이런 점들도 잘 집어서 다음 작업에 교훈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공연계에 발을 들인지 얼마 안 된 젊은 인력들을 귀하게 여기는 풍토가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작업자로서 대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은 작업하는 방법도 배우지만 동시에 선배들의 모습을 배우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연극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했으면 한다.
내가 연극을 좋아했던 이유는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공동체라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경험했던 공동체로서의 연극집단들은 사라져가는 것 같다. 공연제작 방식이 점점 프로덕션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 애들러와 깁' 컨셉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그렇지만 큰 의미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극단중심이 아니라 연극하는 사람이라는 넓은 범주의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있다.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처하는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점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작품이 잘 만들어지고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그 공로가 너무 연출에게로만 집중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연출가가 그렇게 자신에게 공로가 쏠린다고 느꼈을 때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로를 돌리려는 분위기도 있어야한다.
마임이스트들과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임공연은 일반적으로 연극작업자보다 소수이기 때문에 가끔씩 연습장을 방문했을 때 내가 작품에 밀접해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외부 초청공연을 갔을 때 홍보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나도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보며즐길 수 있어 좋다. 현장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서울연극제나 기타 축제에서 함께할 작품들이 준비되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