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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스토리여도 장수하는 이유. 빅재미 보장, 감동은 덤~ 2016-09-26 10:47:26
구로동요조 조회4,066




지난 목요일 대학로에서 오픈런 공연 중인 익스트림 플레이의 수상한 흥신소 3탄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티켓팅을 할 때 익스트림 플레이 극단에서 현재 진행중인 다른 공연에 대한 할인 쿠폰도 같이 받았는데 수상한 흥신소 1, 2, 3탄과 S다이어리까지 총 4개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소극단의 안타깝고 힘든 상황을 들은 적이 있어 이렇게 롱런하는 공연을 3탄까지 내놓아 오픈런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멋지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연극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익스트림 플레이 극단과 같이 양질의 작품들을 많이 공연하는 극단들이 많아져 관객도 win, 극단도 win하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공연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대부분의 대학로 소극장은 혜화역 1번 출구 쪽에 모여있는데 수상한 흥신소 3탄의 공연이 진행 중인 익스트림씨어터3관은 그와 반대편인 성균관대 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공연장보다 접근성이 떨어져 그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해 티켓팅을 했는데 공연장이 작다보니 따로 대기할만한 공간이 없어 공연장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카페베네에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또한 공연장 내 화장실이 협소하다 보니 일찍 도착해 이용을 하거나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공연장 외부의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공연장에 대한 걱정이 살짝 올라왔었는데 다행히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에 좌석도 등받이가 있어 100분간 공연을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무대 연출과 극의 내용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연극의 제목이 수상한 흥신소라 추리, 탐정, 흥미진진한 반전, 익스트림 등이 떠올랐는데 제 예상과는 정반대였네요. 가족, 특히 '엄마'라는 존재가 갖는 애틋함. 그리고 '엄마!' 단어 그 자체만으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잘 살려낸 연극이었습니다. 절로 눈물을 부르는 감동적인 내용이지만 단순한 전개 때문에 지루할 수 있을법한 연극을 배우들의 연기력 하나로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연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을 보면서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혹은 결혼적령기에 들어든 때의 분들이 관람하면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깨달음도 얻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결혼에 대해 한창 생각하고 있는 때라 그런지 수상한 흥신소가 더욱 크게 다가왔던 것 같네요. 남자친구와 같이 관람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까지 들었습니다. 결혼, 안정, 일, 성공, 사랑 등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내용이고, 극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또한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여태껏 제가 관람했던 연극 중에 이렇게까지 재밌게 멀티역을 소화해낸 연극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 배우분과 여자 배우분이 계셨는데 두 분 다 재밌었지만 여자 배우분은 정말 제가 봤던 배우분들 역대급으로 멀티 역들을 소화해내신 것 같습니다. 주인공 분들의 연기도 상당했지만 제게는 멀티역의 여자 배우분의 연기가 정말 멋있었네요. 여자배우분의 연기를 조금 더 관람했다면 아마 그 분의 사생팬이 되었을 정도...?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소화해내는 연기가 정말 따봉~이었습니다. 그 분이 다른 연극에 참여하신다면 그 공연도 꼭 보고 싶을 정도네요.


조금의 반전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느껴지지 않아 실망했지만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스토리와 멀티역할 배우분들의 수준급 연기가 어우러져 제 아쉬운 마음을 충분히 채우고 남는 연극이었던 것 같습니다. 웃음과 감동을 보장하는 연극, 수상한 흥신소 3탄! 추천합니다.


* 플티 리뷰단 1기 왕의선이 작성한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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