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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의 희곡을 무대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2017-02-16 05:16:53
딱따구리 조회2,891

지난 주 일요일 연극 <바냐삼촌>을 보고 왔습니다.

보통 연극 보기 전에 극 내용을 알아보고 가는데, <바냐삼촌>은 시간상 여유가 없어서 희곡을 읽어보지 못하고 갔어요.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희곡을 읽고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하면, 자신의 전부인의 유산으로 바냐삼촌과 소냐가 관리하는 영지에 요양온 소냐의 아빠와 소냐의 새엄마. 그리고 소냐 아버지의 주치의까지 농장에서 모인다. 그 영지에서 다 같이 살아가는 중 서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록 바냐삼촌, 엘레나, 소냐, 모두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희비극이라는 장르에 맞게 초반에는 다소 가볍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배우들의 익살스런 연기를 볼 수 있어요. 2막이 끝나고 나면 급격히 우울해지는 밤이 찾아오고, 이 극의 묘미를 볼 수 있는 3막으로 전개됩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서 희비극을 잘 살렸다고 생각해요. 특히 엘레나 역할을 맡으신 김샛별 배우님, 개인적으로 희망없이 멍한 눈동자가 인상적이었어요. 바냐삼촌 역할의 조환배우님의 분노 연기도 정말 제가 화나는 듯 했구요.


극은 참 안타까움과 아쉬움, 그리고 분노가 서려 있다. 자신의 누나의 영지를 물려받은 것도 아니면서 일을 하는 바냐삼촌과 교수로서 인텔리에 속해 있는 소냐의 아버지 둘의 갈등이 치닫는 순간이 이 극을 가장 안타깝게 만들었다. 자신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 일을 하라니...

당시 노동자와 인텔리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체호프의 희곡은 유명하지만 정작 무대에서 본 기회는 없었는데 <바냐삼촌>은 체호프의 극의 매력을 올리면서 체호프라는 극작가에게 더 관심을 갖게 만든 극이었습니다. 이번에 체호프 극의 해설서 책을 내셨다는데 그것도 읽어보고 싶더군요!!!


개인적으로 공연장 소음... 미리 양해를 구했음에도 참 화나고 아쉽고 그렇네요... 극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데, 배우들을 오죽 맘 상하고 힘들까요... 그럼에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플티리뷰단 1기 고소현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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