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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틱/이엘프러스]미친 세상 속에서 미치지 않은 사람은 없다 2017-04-21 00:33:45
설지 조회2,980




[루나틱/이엘프러스]미친 세상 속에서 미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힐링뮤지컬/뮤지컬/대학로 뮤지컬/대학로 연극/지구인씨어터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루나틱>은 어느 정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세 명의 환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무대가 이어진다. 절대 진정제를 투여하지 않는 병원은 노래를 하며 환자 스스로가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그들이 '정상인'에서 '미쳐버리게' 된 이유를 절절하게 노래한다.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이다. 모든 아픔의 공통점은 사랑이다. 사랑에게 배신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못해 잘못된 결과를 불러내고,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랑을 한 주인공들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다.


단, 그 아픔이 사랑에만 얽매여 있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사랑이 아닌 다른 소재가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간혹 그런 생각도 들었다. 겨우 저 이유로 미쳤다고? 이 세상에서 얼마나 충격받을 게 많은데 겨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의 세상이 너무나도 착잡하다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끝이 나기 전 달을 바라보며 외치는 '이 미친 세상 우리가 정상이다' 라는 대사는 어쩌면 지금의 세상을 빗대어 이야기한 거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미쳤고, 우리는 그런 미친 세상에서 정상인인 척 하는 정상스럽지 못한 미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사랑에게 충격을 받아 미쳐버린 주인공들이야 말로 가장 순수하면서 미치지 않은 '정상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나틱이 가지고 있는 네임밸류



대학로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루나틱>은 그 명성에 맞게 저번 시즌보다 잘했을까? 라는 기대가 먼저 들었다. 뮤지컬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 친구는 전작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 새로운 루나틱만의 매력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친구의 말을 따르자면 보다 깔끔했고, 보다 내용이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뮤지컬임에도 가사 전달이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친구는 발성의 문제라고 했지만, 내가 느꼈을 때에는 작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배우들의 행동이 살짝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모두 다 신나게 참여하며 볼 수 있는 극은 좋지만, 그 행동이 오히려 극을 방해한다면 과연 참여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박수는 생각보다 소리가 컸고, 큰 소리의 박수는 배우들의 가사와 대사가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까지 발생하여 중간중간 무슨 내용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적절한 박수유도와 리액션을 배우가 관객의 입장으로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


꾸준히 사랑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나 새로운 작품이 계속해서 탄생하는 대학로에서는 더욱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루나틱은 루나틱의 네임밸류를 계속해서 이어왔고 그에 맞춰 명성또한 이어져왔다. 미친 세상을 향한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 현재처럼 미치지 않고서야 살 수 없는 현실에서 정상인 척을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날리는 따끔한 충고와 함께 적당한 위로는 오히려 힐링을 선물해주었다.


당신도 루나틱.






2017 플레이티켓 리뷰단 소예린이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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