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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유외강의 "자메이카 헬스클럽" 리뷰 2018-01-22 15:57:54
shin 조회2,461




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폐업 위기에 처한 헬스클럽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 쓰러져가는 자메이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황강봉, 한 달 안에 원하는 체중으로 감량하기 위해 헬스클럽을 찾아온 여자연예인 지성미, 아픈 사연을 가진 헬스클럽 직원 최미화 그리고 지성미의 전직 트레이너 정관재. 네 명의 주인공이 서로의 목적을 위해 운동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려내고 있다.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처음부터 끝까지 볼거리가 가득한 시각적인 연극이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놓인 운동기구와 무대 위 헬스클럽과 관련된 소품들을 통해 스포츠 연극이라는 것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극 중간 중간 운동하고 몸을 움직이는 역동적인 장면이 많아서 연극에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그러한 생생함 덕분인지, 극에 금방 몰입해서 빠져들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극에는 4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대부분의 대학로 연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멀티역없이 배우들이 한 명의 캐릭터만 맡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캐릭터 한명 한명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인물 각자가 겪은 상황이 더 자세히 그려지는데 한계가 있어 보였다. 어떻게 하면 멀티 없이도 극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지, 많은 공연들이 고민해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명의 주인공 각자의 사연이 모인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삶으로부터 도망쳐 은신할 수 있는 곳이자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집 같은 존재였다. 지긋지긋한 현실의 공간이지만 결국 그들을 되돌아오게 만드는 곳. 처음에는 서로의 진심과 사연을 모른 채 서로 오해를 했지만, 나중에는 각자의 과거와 아픔을 공유하면서 위로하는 장면을 보면서, 자메이카 헬스클럽이 가진 공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등장들의 사연과 상징적인 공간이 만나면 그 의미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보여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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