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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THE KOREAN TREMBLE-온 몸으로 표현되는 소설 '봄봄' 2018-01-29 18:56:00
shin 조회2,535



봄봄 THE KOREAN TREMBLE은 김유정의 소설 봄봄을 원작으로 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배우들은 그 시대 옷이 아닌 현대의 옷을 입고 등장하며, 요즘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 요즘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데릴사위에 관한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잘 풀어내면서 그 정서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려 하는 것이 느껴졌다.

연극은 소설 봄봄 속의 장인과 데릴사위의 갈등을 대사 뿐 만 아니라, 온 몸으로 풀어냈다. 사위와 장인의 갈등, 그 사이의 점순이의 입장이 글이 아닌 몸짓으로 표현되니, 인물들의 마음이 더 잘 와 닿는 듯 했다. 확실히 소설로만 읽었을 때와 느낌이 달랐고, 소설을 또 다른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극을 보면서 특이했던 점은, 무대 안에 또 다른 무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배우들은 노란색 테두리를 만들어 그 공간을 또 다른 무대로 사용했다. 테두리 밖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테두리 안에 있는 배우들은 관객들처럼 테두리 밖에 있는 배우들을 쳐다보기도 한다. 그 테두리의 경계는 공연 중.후반쯤 무너지는데, 그때 비로소 모든 배우들이 극 안으로 들어온다. 그 과정에서 배우들이 쏟아내는 에너지가 유난히 인상 깊었다. 소설을 색다른 시점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대사 보다는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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