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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스크] 난해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무대 2016-05-04 16:25:21
구로동요조 조회2,821

2016.05.03 오후 8시

평점 : ★★★☆☆

연극을 보러 가는 날은 왜 항상 비가 내리는지...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달리고 달려 연극 리스크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공연한 장소는 강남에 위치한 유씨어터였는데 지하철로는 10여분 정도 걸어야 하는 곳이고,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건물들 사이에 숨겨져 있는 위치기도 하고, 비도 내리고 밤이 늦어서 그런지 찾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티켓팅을 하는데 배우분들의 가족, 친지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티켓팅을 마치고 지하 1층에서 대기하다가 공연 시작 10분전이 되어 입장했습니다.

자리는 오른편 사이드 앞자리로 배정이 되었는데 바로 앞에 무대 소품이 자리잡고 있어 바로 뒤의 소품이었던 트램펄린이 보이지 않아 연극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어 공연을 볼 때 바로 앞자리 소품때문에 관람하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보기 위해 자세를 좌우로 움직여야 하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가운데 좌석의 고객들은 무대 전체가 보여 관람하는데 불편이 없었겠으나 사이드에 앉은 관객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추후에 앵콜 공연이 있다면 모든 관객들이 공연을 보는데 불편함이 없게 무대 소품들의 위치를 다시 배치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첫 공연이라 그랬을지 모르겠으나 (가족, 친지들의 초대로 인해) 공연시작 시간도 8시에 맞춰 진행된 것이 아니라 5분여정도 지난 후 시작이 되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유씨어터 공연장 자체의 문제일지 아니면 미리 녹음한 배경음악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극의 특성상 배우가 혼자서 대사 없이 연기를 하는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음악이 재생되지 않는 때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지지직 하는 기계음 때문에 공연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세가지가 공연을 보며 불편했던 부분입니다.

연극을 보기 전에 정보들을 최대한 찾아보고 갔습니다. 15분의 드라마를 서커스, 동물쇼, 마임, 마술 등의 쇼를 접목시켜 80분 동안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우산이 없는데 비가 굵게 내리고, 몸을 못가눌 정도의 세찬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 기대만큼은 못했다는 게 사실이네요.

현대인들의 분노 조절 장애를 코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서커스, 동물쇼, 마술 등을 이용하여 극 중 주연의 심리상태를 표현했지만 너무 과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과함으로 극 중 배역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 사실 이 공연은 연극이고, 드라마가 주인 공연인데, 제가 15분의 짧은 드라마 보단 그 드라마를 포장하는 서커스나 동물쇼, 마술 등을 더 기대했기에 실망이 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동물쇼는 등장 인물이 동물을 흉내내는 부분이었고, 동물 역할을 맡은 분들을 이용하여 서커스처럼 표현했습니다. 마술도 그간 접했던 마술과 큰 차이가 없었구요. 그럼에도 그러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분노와 관련된 현대인의 정신 문제를 코믹스럽게 잘 부각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극을 열면서 서커스의 호스트가 대중들에게 외치던 대사가 생각나네요. 이 세상 사람들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미친놈, 미친년, 기타 등등. 쉼과 여유가 부족한 현대인들이 마주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전 극을 보기 전에 시놉시스나 원작에 대해 미리 찾아보고 관람했던 터라 극을 보는데 심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극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너무 난해하다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더군요. 조금 더 관객들에게 친절했다면 좋았을 것 같네요. 연극을 보고 나니 원작은 도대체 어땠을까 참 궁금해졌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원작을 꼭 보고 싶네요. 참신한 연극임은 분명합니다. 현재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이러한 새로운 시도의 작품들이 점차 많아져야 저 같이 연극을 향유하는 관객이 다양한 장르와 신선한 연출의 극들을 많이 모아놓고 선택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이어지겠죠. 그런 점에선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땀이 뚝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열연을 펼친 배우분들께도 박수와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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