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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우리들의 이야기 2016-08-08 03:38:44
알마 조회4,197





‘창작집단 현’ 의 전 세대 공감 프로젝트 Say mam 시리즈1 ‘송현지’ 연출의 연극 <사우나>가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7월 28일부터 열려서 보러갔습니다.

극장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매표소에서 사우나복을 입으신 분이 유쾌하게 인사 해 주셨습니다. 매표해주시는 분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사우나복을 입고 계서서 공연 시작 전부터 공연장 분위기가 사우나처럼 연출되었고 그로인해 연극에 대한 기대감은 더 예열되어 올라갔습니다!!!



[연극에 영화적 기법을 가미시킨 새로운 콘텐츠의 무대]

무대 중앙 뒤편에 대형스크린이 설치되어있습니다. 그 스크린에서 공연 시작 전 직접 촬영하여 편집 한 광고영상이 반복재생 되었습니다. 광고영상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니 공연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 덜 지루하고, 홍보 효과도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연의 처음과 끝,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은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프롤로그에는 시어머니의 백순 잔치에 가기위해서 세 동서가 만나기 전의 모습과 만난 후에 차로 이동하며 대화하는 모습, 에필로그에는 교통사고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연결성이 있고 내용의 이어짐이 있어서 이질적이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카메라의 구도도 좋았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으로 영상을 활용하여 시너지효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난 후 스크린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습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어마무시하게 길진 않았지만 짧게나마 연극을 위해서 힘써주신 분들이 관객들에게 보여진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자꾸 노출 시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연극 사우나에서는 이런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엄마들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

연극 <사우나>는 세명의 엄마들 이야기로 극이 진행됩니다.

난영(이선주)은 자신의 삶보다 자식만을 위한 삶이 살아가는 목적이라 여깁니다

자영(김경숙)은 가부장적인 남편과 자기 중심적인 자식들로 인한 소외감을 먹는 것으로 해소합니다.

지영(장미옥)은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합니다.

멀티남(이성준)은 각 인물들의 주변 인물로 나옵니다.


사우나에서 주인공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는데 진짜 우리엄마를 보는 듯 했고 이모를 보는 듯했고 밖에나가면 흔하게 볼 수있는 아줌마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들의 이야기라서 엄마들에게 힐링시켜주는 연극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연극은 우리 모두를 힐링 시켜줄 수 있는 연극입니다. 제가 비록 누군가의 엄마는 아니지만 디테일하고 뼈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공연의 엄마들의 이야기에 제 모습이 투영되어 보였습니다. 엄마의 딸로써의 모습, 엄마가 저에게 대하는 모습, 저의 미래에 모습을 상상하며 공감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난영이 자신보다 자식들을 생각하는 모습과 자영이 힘들어 하는 것을 춤으로 표현 한 것,

"하숙집 아줌마가 허락맡고 가나요"라는 대사가 와닿았습니다.

어느 것하나 허투루 넣은 것 없이 내용과 구성이 탄탄합니다.

공연 중간중간 언급된 사진을 프롤로그에서 영상으로 보여줬는데 감동이 배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에 등산복입고 셋이 사이좋게 찍은 사진을 보니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살아감에 있어 힘들고 외로운 것부터 사우나에서 얘기를 들어주고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것 까지,

우리네 인생은 불가마처럼 뜨거울까요 얼음방처럼 차가울까요?



[시계를 활용하여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찜질방처럼 만든 무대 오른편에 시계가 눈에 띄게 달려있어서 시계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극 안에서 찜질방에서의 시간은 3시55분이고 멀티남이 시계를 손으로 직접 돌리면서 과거의 시간 1시55분과 3시 55분을 왔다갔다 합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난영, 자영, 지영 각자의 아픔을 드러냅니다. 시계활용을 잘해서 시간을 한정시키지 않은 것과 공간을 사우나에 국한 시키지 않은 연출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관객참여형 공연]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겨 노래를 부르게도 하고,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기도 합니다.

객석 뒤에서 등장하기도 하고 객석에서 연기를 하는 등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것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것에는 멀티남이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풀어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사우나에서 웃고 떠들다가 공연의 막바지에 갑자기 죽음에 대해 암시를 하고 다소 갑작스러운 결말로 막을 내립니다. 당황스럽거나 갸우뚱 거릴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 사이의 온도차이가 심하게 느껴져서 더 소름이 돋았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죽음에 관련된 대사를 치고 빠른전개로 고조되어 흘러가니까 무섭다고 느껴졌습니다.


사우나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곳이고 동시에 이승과 저승 사이의 연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처음에 공연을 시작할 때 아무생각 없이 재미있게 보았던 프롤로그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이 도출되어서 섬뜩했고 마지막 에필로그에 트럭운전사가 저승사자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주인공들이 죽었지만 즐겁게 웃으며 힘든 것을 풀어내기 때문에 새드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아이러니함도 느꼈습니다.



주인공 이름 난영, 지영, 자영처럼 이름에 ‘영’자가 들어가는 관객과 나홀로 관람객에게 프로그램북 1권 증정하는 특별이벤트을 진행하고있습니다.

주인공들의 이름의 뒷부분이 똑같은것을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이벤트로 인해 똑같은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자매가 아니라 동서지간인데 이름의 뒷자리를 똑같이 지은 것은 자매같은 사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과 동시에 '영'자가 ‘정령’, ‘혼’을 나타내는 하나의 복선 아니었을까요?



무더운 여름철에 사우나라고 하면 덥다고 느끼실수도 있지만

쌓였던 마음의 노폐물을 연극 <사우나>를 보시고 시원하게 배출하고 가세요~

연극 <사우나>는 9월 4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3시, 6시, 일요일 오후 3시(월요일 공연 없음)에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공연됩니다.


*플티 리뷰단 1기 김아름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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