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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재미와 Fantasy 환상이 가득했던 임혁필의 펀타지쇼~! 2016-08-23 12:11:29
구로동요조 조회3,129


푹푹 찌는 무더위가 가득한 8월의 여름 밤

시원한 웃음으로 더위를 날려버리기 위해 선택한 공연, 펀타지쇼!

과연 그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개그맨 임혁필씨가 직접 연출하고 출연한다는 펀타지쇼. 요즘 개그 프로그램에서 안보이시는 이유가 있었더라구요. 공연 쪽에서 일하고 계셨군요. 사실 펀타지쇼와 다른 연극들을 비교하다가 펀타지쇼를 택하게 되었는데요. 마술과 마임, 레이져쇼, 샌드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장르들을 공연에 접목하여 하나의 공연 안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매혹적이어서 펀타지쇼를 접하자마자 큰 고민없이 선택하게 되었네요.


스무살 초반 때, 친구들과 대학로에서 지인에게 개그 공연에 초대받아 관람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소극장 속에서 티비 개그 프로그램에서 잠깐씩 봤던 개그맨과 개그우먼들이 이리 저리 관객들에게 웃음 거리를 날리며 짤막한 코너 형식으로 진행되던 개그 공연. 임혁필씨가 개그맨이기에 그런 코너 형식의 공연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코너 형식으로 각각 다른 다양한 요소들을 진행해나갈 것 같은 생각을 갖고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이전에는 충무로쪽에서 공연을 진행했던 것 같은데 제가 관람한 8월부터 공연장 이사를 했더라구요. 인사동으로! 대사를 알아듣지 않아도 배우들의 연기와 행동만으로 충분히 극을 이해할 수 있는 넌버벌 쇼야말로 인종, 국적, 나이 상관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겠죠. 펀타지쇼가 그러한 부분에 아주 알맞은 공연이기에 공연 장소를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 필수코스인 인사동으로 옮긴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방문한 인사아트홀은 관람하기에 쾌적했습니다. 하나의 긴 쇼파처럼 팔걸이 없이 쭉 이어진 좌석이었으나 등받이가 설치되어 있었고, 좌석과 좌석 사이가 좁지 않아 좋았습니다. 저는 무대 중앙 부분 4열 정도에서 관람했는데 다른 좌석들을 살펴보았을 때 측면에서나 무대 좌석 뒷편에서 관람시에 가시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무대 바로 앞 1열은 무대 높이와 좌석에 앉은 관객의 눈높이 차이가 나지 않아 배우들의 연기를 볼 때에 고개를 뒤로 젖혀야 하는 일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1열 정도만 피한다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임혁필씨가 출연할 줄 알았는데, 요즘은 출연을 안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제가 관람했던 날이 출연을 안하셨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처음엔 조금 아쉬웠는데 극 중 임혁필씨가 맡았던 역을 하신 분의 연기력도 크게 나쁘지 않아 아쉬움이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극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화가를 꿈으로 삼고 자라온 청년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녹록치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먹고 사는데에 급급하다 보니 꿈이 사라지고 잊혀진 하루 하루를 보내던 중에 우연히 두루마리 상자를 발견하고 두루마리를 펼쳐보니 적혀있는 글귀, "꿈이 있다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꿈으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 온 자신의 모습에 "그래, 나도 예전엔 그림 참 잘그렸는데..." 하며 두루마리를 접으며 잠에 드는 주인공. 그리고 별안간 꿈 속에서 펼쳐지는 기이하고 화려한 마법과 같은 쇼. 그 공연 속 공연자인 자신의 모습에 놀라지만 어찌저찌 공연을 진행하며 이어지는 꿈. 어지럽고 황당한 하지만 환상과 같은 꿈을 꾸고 난 후, 두루마리 글귀처럼 다시 접었던 자기의 꿈을 떠올려 그림을 조심스럽게 다시 그리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펀타지 쇼는 막을 내립니다.


"우리의 꿈을 다시 한번 그려봅시다.", "멈추지 말고 꿈을 써봅시다." 등과 같은 '다시 한 번 꿈을 꾸자.'라는 주제 의식을 갖고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을 이용하여 공연을 연출했음은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솔직히 주인공이 꾸는 꿈을 통해 꿈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갑자기, 왜, 다시 자기의 꿈을 이어나가려는 결심을 이루게 된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극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초반부에 꿈을 찾아가는 남자 이야기임을 명확하게 표현했기에 보는 내내 꿈과 관련해서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생각했던 시간이었구요.


하지만 마술, 그림자 쇼, 레이저 쇼, 마임, 풍선 쇼, 샌드 애니메이션의 공연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급이어서 정말 공연시간 70분 내내 감탄과 환호를 지르며 공연을 즐겼습니다. 배우분들도 유쾌하게 공연을 쭉 이어나가 관객석에서 웃음도 내내 끊이지 않았었네요. 마술도 티비에서 많이 접해서 크게 놀랍지 않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엄청 신기하고 놀라 눈과 입이 점점 커졌던 것을 느꼈었습니다. 여러 장르들 중 제일 멋있었던 건 레이저 쇼였습니다. 정말 환상의 세계에 있었던 것 같았거든요. 한 장르의 코너와 다른 코너가 이어지는 중간 타임에 열심히 곤봉을 돌리던 배우 분 덕에 배가 아플 정도로 웃을 수 있었네요. 정말 놀람과 신기함, 빵 터지는 웃음과 샌드 애니메이션이 주는 감동까지 사람의 낙천적인 감정들을 모두 끌어올리는 공연이었습니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인데 샌드 애니메이션 또한 다시 꿈을 꾸는 이의 스토리로 이끌어 나갔다면 좀 더 통일성이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공연이 처음 시작할 때 조금은 경직되어 있던 관객석의 분위기가 공연이 마무리 될 때 즈음엔 모두들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고 각종 웃음 소리로 가득한 유쾌한 축제의 현장과 같이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상관 없이, 인종과 국적 또한 상관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버라이티 쇼와 같은 공연! 너무도 더운 여름 날씨에 웃음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웃음과 환상이 가득한 펀타지 쇼를 강력 추천합니다~!


플티 리뷰단 1기 왕의선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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