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플레이투스테이지 - '#꼭두되기' 김은영 연출·남명렬 배우를 만나다 | 2018-10-30 22:21:43 |
플티 | 조회5,944 |
▲ 김은영 연출(좌)과 남명렬 배우(우). ⓒ티위스 컴퍼니 제공 ‘소셜씨어터’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공연장의 확장을 목표로 새로운 공연을 시도하는 김은영 연출과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남명렬 배우를 만났다. 이들은 2004년 보이체크라는 작품에서 배우와 조연출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그 후 김은영연출의 ‘부벽정’이라는 작품에서 연출과 배우로서 정식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22일부터 30일까지 남산골한옥마을에서 ‘#꼭두되기’라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공연을 만드는 전 단계 프로젝트로 체험이 있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 '꼭두' 전시회 포스터. ⓒ티위스 컴퍼니 제공 김은영 연출은 남명렬배우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대학로 어느 카페에 앉아 있는 남명렬 배우에게 불쑥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언젠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던졌다고 한다. 그 이후 우연치 않게 ‘보이체크’로 인연을 맺게 되었고 남명렬 배우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김은영 연출을 주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둘은 공연계에서 파트너십을 키워나가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는데, 당초 김은영 연출의 소망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남명렬 배우가 특히 활발히 작업하는 젊은 연출가들에게 관심을 두고 그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마인드를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김은영: 어떻게 하면 관객을 극장으로 더 많이 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 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극장은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가까운 SNS를 활용해 극장 공간을 외부로 확장 시키는 작업을 시도 한 것이다.
극장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보게 된다면 관객의 수는 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김은영: 2014년에 공연했는데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중의 하나로 부유하는 공간을 뜻한다. 이 공연은 아프리카 TV를 즐겨보다가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내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 '부벽정' 공연 사진. ⓒ티위스 컴퍼니 제공 실제로 공연 전에 아프리카TV에서 남명렬배우님과 같이 방송도 몇 번 했었다. 공연을 실시간 방송으로 보여주고 우리 전통문화인 추임새처럼 공연내용에 따라 관객들이 댓글로 반응하는 공연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온라인 방송을 통해서 공연을 먼저 접하고는 직접 보러 공연장으로 왔을 때 이런 스타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은영: 특이하다기 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두가 다 아는 것이라도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경계를 넘나드는 것은 기술이나 장르의 문제로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예술가라면 항상 고민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명렬: 꼭 연극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통섭이나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다. 어떤 분야든 가장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서로 만나게 된다고 생각한다. 김은영 연출이 하는 작업도 똑같은 걸 가지고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를 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김은영연출의 작업들을 높게 평가한다.
▲ 김은영 연출. ⓒ티위스 컴퍼니 제공 김은영 : ‘소통’ 보다는 ‘신뢰’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남들이 시도 하지 않은 공연을 할 때는 배우들에게 제시 할 예시가 없다. 그러니 연습을 해봐야 아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시도하고자 한다는 것을 세세하게 이해시킬 수밖에 없는데 그러기 위해선 서로를 믿어야 한다.
남명렬: 기존에 하던 방식과 다르기 때문에 연출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배우가 빨리 파악해야한다. 그것이 배우에겐 첫 번째 과제다. 그 다음에는 배우로서의 사고체계를 살짝 바꿔야 한다. 현장에서 내가 과거에 했던 작업방식을 답습하면 오류를 범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배우의 연기는 마치 물과 같아서 어떤 용기에 담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행위가 저 연출가의 용기 안에 어떻게 담길지를 상상해야한다. 그래서 좀 특별한 작업을 할 때는 나의 아이덴티티를 버리는 것이 좋은 자세다.
▲ #꼭두되기 공연 모습. ⓒ티위스 컴퍼니 제공 김은영: 이번 작업은 ‘꼭두’라는 장기프로젝트인데 추석시즌에 ‘#꼭두되기’라는 제목으로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특별전시로 진행된다. 꼭두는 예전에 상여를 장식하기 위해 만들었던 목각인형들이다. 죽은 자들이 좋은 곳으로 가도록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 시대에도 제대로 작별하지 못한 이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 체험전시를 통해서 각자가 잘 보내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대한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삶과 주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Q 전시인데 배우의 역할은 무엇인가? 남명렬: 이변 전시는 정식 공연으로 만들어지기 전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연 때 보게 될 배우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전시를 보러온 관객들에게 틀어줄 것이다. 꼭두가 되어 관객들을 인도하는 배우들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이 영상도 심혈을 기울여 촬영을 했다. 김은영연출의 콘셉트와 철학이 들어가 있으며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업이었다.
김은영: 한쪽 면에 치우쳐서 정해놓고 가는 것 보단 다양한 각도로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공연 즐겁게 노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 남명렬 배우. ⓒ티위스 컴퍼니 제공 남명렬: 미래로 향해있는 사람들과 작업하고 싶다. 연극배우는 좀처럼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 작업이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하우로 생각되는 것을 지속할 경우 낡은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전의 답습은 지루하지만 새로운 작업을 수행할 때의 기쁨은 피곤을 잊을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