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효상 playticket@munhwanews.com 플레이티켓 대표·공연전문프로그램 마포FM 김효상의 '플레이투스테이지' 진행(100.7MHz) |
[문화뉴스]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국립국악원 무대과장 오진수와의 인터뷰.
34년간 공연예술분야에 종사하며 현재 국립국악원 무대과장(기술서기관)으로 있다. 이전까지 대부분은 국립극장에서 근무했다.
전 국립극장 무대예술부장
전 국립극장 기술팀장
무대예술전문인협회 이사
뮤지컬협회 이사
무대예술전인 자격검정위원회위원
Q. 주요경력을 소개해 달라.
ㄴ 1984년 5월 국립극장에 입사했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내가 활동했던 공연을 살펴보니 거의 200여 편의 작업에 참여했던 것 같다. 그 공연에서 직접 음향디자인도 하고 엔지니어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다수의 지방과 해외공연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공연장 환경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리모델링에 참여하였고 해오름극장의 컨셉 디자인에 관여하기도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관련 기관의 예산신청을 해서 현재 해오름극장 리모델링을 준비 중이다. 그 와중에 국립국악원으로 발령이 나서 또 우면당의 리모델링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 | |
▲ 플스 35회 게스트 - 국립국악원 오진수 무대과장 |
Q. 음향감독의 개념과 역할에 대해서 말해달라.
ㄴ 음향엔지니어를 세분해서 말하자면 ▲기술적인 접근과 ▲예술적인 접근 이렇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음향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사운드 디자이너다. 이런 사람 공연을 예술적인 가치로 이해하고 관객의 심리를 컨트롤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연주자로 예를 들면 플레이어와 뮤지션 아티스트로 나눠볼 수 있다. 단순히 잘 연주를 하는 사람은 플레이어고, 그 음악을 완벽하게 이해해서 자기색깔로 표현하는 사람을 우리는 뮤지션이라 한다. 말하자면 한 단계 위의 경지에 있는 것이다. 그보다 상위의 개념이 바로 아티스트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마음을 움직일만한 영향력을 가지며 선도하는 사람들이다. 사운드 디자이너도 이렇게 예술가처럼 구분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공연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디자이너가 거의 없다. 만약 이런 사람이 있다면 아티스트 칭호를 붙여도 될 것이다. 그냥 단지 엔지니어의 차원이라면 앞서 말한 플레이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Q. 전기음향을 쓰는 공연도 있고 배우나 뮤지션이 마이크를 거의 쓰지 않고 효과음향 정도만 들려주는 공연도 있다. 이렇듯 공연별로 음향을 사용하는 조건이 다를 것인데 장르적으로 각각 중점을 두는 사항이 있는가?
ㄴ 혹시 오해할까 봐 미리 언급하자면 전기음향을 쓴다고 해서 안 좋은 공연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관객에서 어떻게 하면 감동을 줄 수 있는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건축음향이 잘 되어있는 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가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데 전기음향을 사용해서 확성을 한다면 아마 감동이 깨질 것이다. 관객에게 전달되는 감흥이 충분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일렉기타나 베이스 연주자들에게 자연음향을 강조하여 확성을 줄인다면 감동이 없을 것이다. 공연에서 확성을 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그 공연이 관객에게 바로 '감동'을 줄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엔지니어가 고민해야 할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국악기는 악기 간의 편차가 많다. 그러다 보니 연주자들이 엔지니어에게 확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작곡가 지휘자 그리고 음향엔지니어사이에 역할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작곡자와 음향엔지니어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음향엔지니어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작곡자와 지휘자의 음악적인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나는 원래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런 분쟁이 답답해서 뒤늦게 음대에 진학했다. 음향이 아닌 음악에 대해 공부하면서 작곡자와 지휘자의 의도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 뒤로 작업할 때 작곡자와 음악적인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고 국악 작곡가들이 나를 인정해주게 되었다.
연극은 좀 다르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연기자의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여야 한다. 대극장에서는 배우의 육성이 잘 안 들리기 때문에 배우의 목소리를 무선마이크에 실어 멀리 날려보낸다는 느낌으로 작업을 한다.
| | |
▲ 국립국악원 오진수 무대과장 |
뮤지컬의 경우 라이브연주에 음향 엔지니어들이 사운드 레벨을 너무 높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라이브연주의 감흥이 깨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오히려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것이 더 깔끔하게 들릴 수 있다. 뮤지컬에서는 음향엔지니어는 이런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소리의 방향이다. 그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음상정위'라 한다. 우리 인간은 소리를 지각하는 데 있어 전후좌우의 인지하는 기능이 있다 영화관에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구조를 생각해보면 된다.
무대 좌측의 연기자와 우측의 연기자가 대사를 주고받거나 노래를 할 때 어느 사람이 대사 하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소리가 만들어져야 관객은 그 장면에 심리적으로 집중하여 감정이 자극되고 공연에 몰입한다. 소리에 대한 공간적인 차이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관객들을 그 장면에서 심리적으로 집중하고 몰입하게 된다.
Q. 우면당의 리모델링이 끝났다. 국악관현악에서 자연음향에 대한 시도와 추진방향을 듣고 싶다.
ㄴ 어떤 공간에서 음향이 좋다 나쁘다는 의미를 공학적으로 설명하면 소리를 크게 확성하지 않으면서 잘 전달할 수 있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이 말은 내가 소리를 낼 때 그게 원래 소리에 가깝게 잘 전달됨과 동시에 꾸밈음이라 하는 나머지 반사음들이 기본 소리를 감싸주어서 잔향을 만들어 주는가이다.
국악기는 음량의 작고 악기 간 편차가 심해서 더 섬세한 공간을 요구한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제대로 된 국악전문공간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2014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리모델링 총괄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국악원 리모델링을 올해 1월에 시작하여 10월 중순에 공사를 완료하고 시험 가동 중이다.
| | |
▲ 국립국악원 우면당 리모델링 후 모습 |
| | |
▲ 국립국악원 우면당 리모델링 후 모습
|
지난 9월 말 국악관현악 연주가 우면당과 유사한 콘서트홀에서 진행되었다. 이것은 국악관현악의 자연음향의 발전에 대한 포럼으로 악기편성, 배치, 위치, 하모니 등을 연구하기 위함이었다. 4개 국악관현악곡을 선정하여 편성 배치 등을 바꾸어 가며 연주하며 연주곡에 대한 데이터 확보하여 분석할 목적으로 시행되었는데 그때 당시는 우면당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제는 다 지어졌으니 그 공연장에서 했던 방식 그때로 다시 포럼을 열어 연주를 들어보자고 내가 제안했다. 그래서 지난 11월 1일에 지난 포럼에서 했던 연주가 다시 이루어졌다. 첫 무대 이후 포럼에 참가한 관계자들의 얼굴이 밝았으며 예상외로 소리에 대한 반응은 좋아서 나도 놀랐다. 국악 콘서트홀로는 국내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아 리모델링을 주관한 관계자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Q. 그 이전에는 자연음향에 대한 시도가 없었는가? 그리고 국악관현악이 자연음향으로 나아가는 데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ㄴ 사실 자연음향을 위한 시도는 예전부터 조금씩 해왔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음향 반사판을 설치하고 자연음 환경을 만들어 공연운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목적극장에 음향반사판을 설치하여 공연한다고 건축음향이 좋은 공연장으로 전환하기엔 한계가 있다. 늦게라도 우면당이 지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공연 장소는 이미 10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예술의 전당, 성남아트홀, 아람누리, 롯데콘서트홀 등 소수의 극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다목적극장이다. 지방에 있는 시도립 공연장들도 건립된 지 30년이 넘어가는 것들이 많으며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극장들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과 국립국악원 우면당처럼 이제는 다목적극장이 아닌 공연 장르에 따른 장점을 살린 목적극장으로 변경되어야 공연레퍼토리 운영에 대한 효율성이 높아지고 질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음향에 걸맞은 국악관현악곡이 나와야 한다. 이전의 작곡가들은 엔지니어가 조정해준다는 생각으로 작곡하였고 실제 음향엔지니어들이 작곡가의 의도대로 사운드를 변경할 수 있었지만, 자연음향의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는 엔지니어가 컨트롤할 수가 없다.
우리 국립국악원에는 악기연구소라는 조직이 있다. 이곳에서 소리 확산 구조, 연주 때 악기 배치, 악기 간의 음량 편차 등을 해결하는 연구가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국악관현악단의 잔향이 1초가 적당한 국내연구논문 있는데 이점은 학자마다 논란이 많다. 오히려 클래식처럼 잔향이 더 길어야 국악기도 소리가 좋다는 의견이 있다.
우면당에 잔향부가장치를 설치하여 건축음향잔향을 조정하면서 연구가 거듭되었으면 좋겠다. 이번기회에 이 부분도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끝)
| | |
▲ 플스 35회 방송을 마치고 - 오진수 천상욱 김효상@마포F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