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플레이투스테이지 - 공연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직접 듣는 날카롭고도 애정어린 이야기 | 2017-09-24 18:19:04 |
플티 | 조회4,816 |
공연을 사랑하는 관객들과의 진솔한 인터뷰 - 김은빈 : 초등학교 교사 Q. 평균적인 공연 관람 편수와 즐겨보는 장르, 공연을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해달라 ㄴ 김은빈 : 한 달 15~20편 정도를 관람하며 특정 장르를 편중하지는 않는다. 공연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랐는데 부모님과 함께 자주 공연을 보러 갔던 영향 때문이다. 나에게 도움 되는 것을 찾다 보 니 공연을 선택하게 됐고 그로 인해 내 세계를 넓힌다고 생각한다. ㄴ 이복희 : 공연을 많이 볼 때는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관람했는데 최근에는 6개월에 두 세 편 관람하는 것 같다. 예전엔 콘서트를 많이 봤고 최근에는 연극과 뮤지컬을 보려고 하는 편이다. 예전에 직장동료와 함께 보던 것이 습관이 됐다. ㄴ 이승원 : 한 달에 한 편은 꼭 보려고 노력한다. 특별한 장르를 편식하지는 않지만 호러나 스릴러와 같은 폭력적인 작품은 선호하지 않는다. 주로 책을 먼저 보고 공연을 찾는다. ‘오페라의 유령’을 책으로 먼저 보고 공연을 봤는데 내가 상상했던 무대 배경을 재미있게 잘 연출해서 그때부터 공연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ㄴ 김화영 : 한 달에 2~4회 정도의 관람을 하며, 좋아하는 장르는 추리 수사물이나 심리물들이다. 취업해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 친한 사람이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보여줬는데 거기 한 배우의 연기에 빠져들었고 그분의 공연을 따라가다 보니 발을 넓히게 됐다. ▲ 플스 79회 관객특집 게스트.(왼쪽부터) 김화영(의상디자이너), 이승원(작가, 책방운영), 이복희(사회복지사), 김은빈(초등교사) Q. 최근에 인상 깊게 본 공연은? ㄴ 이승원 : 안톤 체호프 원작 연극 ‘바냐 삼촌’이다. ‘진짜 어른들의 이야기’란 부제가 말해 주듯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담겨 있어서 좋았고 감정 이입되는 부분도 많았다. ㄴ 김화영 : 공연을 올린 지 10주년이 된 뮤지컬 ‘오디션’이다. 100번도 넘게 봤다. 힘들 때마다 이 뮤지컬 넘버를 들으며 힘을 얻었다. ㄴ 김은빈 : 최근 한 달 이내는 ‘비너스 인 퍼’와 1년 이내라고 한다면 ‘오렌지 북극곰’이라고 할 수 있다. Q. 공연을 볼 때 어떤 점을 눈여겨 보는가? ㄴ 김화영 : 어떤 날엔 배우들 간에 서로 합이 딱 맞는 것을 본다. 배우들의 표현에 따라 달라지기에 현장감 있게 받아들여진다. 영화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ㄴ 김은빈 :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밌다는 것이 꼭 웃음을 유도하는 것만은 아니다. 감동과 그로 인한 카타르시스 작용도 재미있다고 느끼는 요소다. 역시 연기는 기본이며 스토리라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ㄴ 이복희 : 공연장에 입장한 초반에는 조명과 무대를 눈여겨보지만, 공연이 시작되면 연기에 집중한다. 연기 스타일이나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법을 보며 내 스타일에 맞는 배우를 찾아 나간다. ▲ 관객특집 방송중. Q. 특히 좋아하는 장르나 스타일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ㄴ 김은빈 : 아동·청소년 극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공연이 아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거나 일반 성인들이 즐기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가 다 컸다고 생각하는 사춘기 정도의 아이들이 볼 만한 공연이 부족하다. 일부러 그런 극들을 찾아서 본다. 직업적인 연관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겪었던 시절이기에 더욱 공감이 많이 된다. ㄴ 이복희 : 심리 수사물을 좋아하고 대사를 잘 듣고 싶은 마음에 연극을 선호한다. 역시 가사를 듣는 느낌이 좋아서 콘서트도 좋아한다. ㄴ 이승원 : 고전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나 뮤지컬을 좋아한다. 책을 통해서 내 나름대로 극 중 인물을 상상했던 것이 공연의 몰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원작으로 한 공연은 작품 내용이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Q. 좋아하는 장르 이외에 다른 장르를 관람했는데 잘 맞지 않았던 경우가 있는지. ㄴ 김화영 : 다른 장르라기보단 공연의 유명세나 배우, 홍보 규모에 힘입어 선택한 적이 있는데 홍보영상이전부일 때가 있어 실망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공연선택을 할 때 홍보물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ㄴ 김은빈 : 가끔 몇몇 공연 중에서 스토리가 개연성이 없고 장면만 연결되는 식으로 구성한 것이 있다. 특히 쇼 뮤지컬이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스토리가 좋다면 장르는 별로 가리지 않는다. ㄴ 이복희 : 스토리가 있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무용은 늘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현대무용이 그랬다. ㄴ 이승원 :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내용이거나 눈에 띌 정도의 상업적인 어필 때문에 공연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작품 의도를 간과한 경우를 봤다. 역시 상업적인 홍보에 이끌려 선택한 경우다. ▲ 관객특집 방송중. Q. 공연을 선택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에 대해. ㄴ 이복희 : 작품의 내용과 배우를 따라가는 편이다. 그다음에 제작사로 뻗어 나간다. 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공연정보를 접하고 특정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메일로 받아본다. ㄴ 이승원 : 판단 기준이 딱 정해져 있지는 않다. 원작과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할 뿐이다. 공연보고 싶을 때가 되면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 ㄴ 김화영 : 눈에 들어오는 포스터를 보고 궁금해지면 공연정보를 더 확인한다. 버스에 붙은 공연 광고도 눈여겨보고 배우들의 SNS를 찾아보기도 한다. Q. 선택한 판단 기준이 잘 들어맞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는가? ㄴ 이복희 : 나도 시놉시스를 보고 선택했는데 배우연기에 실망한 적이 있었다. 유명한 배우였지만 연기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 또 원작이 외국작품인데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은 공연도 있었다. ㄴ 이승원 : 공연에서 과도하게 내용이 생략되어 원작보다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경우에 아쉬웠다. ㄴ 김화영 : 특정 배우를 보고 선택한 공연은 대부분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배우만 가지고는 관람 여부를 선택하지 않는다. Q. 주위 사람들에게 재밌게 본 공연을 소개할 때 어느 정도의 적극성을 띠는가? ㄴ 이복희 : 지속해서 그 공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리고 함께 공연을 데리고 가기도 한다. ㄴ 이승원 : 상대방의 상황과 처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좋다고 무작정 권유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간략한 리뷰나 공연 본 느낌을 SNS를 통해 공유한다. 관심을 가지고 개인적으로 나에게 물어오는 경우엔 좀 더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ㄴ 김화영 : 타인에게 추천하는 정도를 상,중,하로 나눈다면 나는 중상 정도쯤 될 것 같다. 뮤지컬 ‘오디션’은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ㄴ 김은빈 : SNS를 많이 한다. 공연을 보고 났을 때 후기는 모두 쓰려고 노력한다. 좋았던 공연은 지인에게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재관람 할인을 받으라고 내가 본 티켓을 준다. 정말 좋은 극인 경우에는 내가 표를 사주기도 한다. ▲ 관객특집 방송중. Q. 작품 내용 외적으로 실망했던 적이 있는가? ㄴ 김은빈 : 하우스에 무언가 불편한 점을 어필했는데 대응하지 않는 것을 볼 때 관객으로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앞자리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미리 예매하는 데 좌석이 매진이라 그 앞에 보조석을 깔았을 때가 있었다. 사전공지 없이 보조석을 깔 면 내가 앞자리를 예매한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ㄴ 이복희 : 여자 화장실은 어느 공연장이나 부족한 것 같다. 그리고 대형예매 사이트에서 환불했을 때 예매수수료를 돌려주지 않는 방식이 기분 나쁘다. 공연서비스라기보다는 돈에 집착하는 모습 같아서 불편하게 느껴진다. ㄴ 이승원 : 나는 좀 유연한 스타일이다. 잘못된 것이 있어도 제작사 측에 불만 사항을 잘 어필을 하지 않는다. 불만을 느낀다면 관람객의 핸드폰 소리나 공연 때 사진 찍는 정도일 것이다. ▲ 플스 79회 방송을 마치고. Q. 공연 제작하는 사람들이 관객들에게 배려해주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ㄴ 김은빈 : 가끔 관객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관객도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에 상품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데 그걸 너무 유난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공연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의견을 내는 것이다. 사실 소극장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우리나라 공연 제작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힘든 상황에서 좋은 공연을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작자들은 관객들이 작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ㄴ 이복희 : 반복 관람을 하는 관객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배우 때문일 수도 있고 작품 때문일 수도 있고 어떤 이유로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것인데 제작사는 그런 관객들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저 사람 배우 때문에 또 왔어’라는 표정으로 볼 때는 차별받는 느낌이 든다. 문화에 대한 주요소비는 여성이다. 제작사도 그걸 모를 리 없고 그렇게 소비자 타깃을 설정하여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남자 배우들 때문에 또 온다는 생각을 한다면 불쾌하다. ㄴ 이승원 : 원작인 책의 내용을 모두 담을 수는 없겠지만 공연을 보고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풀어 준다면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더불어 소규모 공연을 제작하고 있는 분들이 연대했으면 좋겠고 작은 소리지만 끝까지 살아남아서 큰 울림이 되길 바란다. ㄴ 김화영 : 팬을 가진 배우들이 공연에 출연한다면 작품홍보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뻔한 배역이거나 새롭지 못한 작품을 본 적이 있다. 특히 홍보를 위해 아이돌스타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보다는 다소 무명이더라도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그들이 자주 무대에서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