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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플레이투스테이지-한국무용가 이정윤 "땅에 대한 감각이 좋은 우리 춤…세계적인 아이템" 2016-10-28 21: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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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한국무용가 이정윤과의 인터뷰.


1.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ㄴ 저는 한국무용가 이정윤이다. 국립무용단의 수석무용수로 15년 동안 활동을 했고 퇴단 후 코리안댄스시어터 (KDT)를 창단하여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2. 국립무용단을 나온 이후의 주요활동에 대해 알고 싶다.
ㄴ 퇴단 이후, 조금 휴식기를 가지며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춤에 대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차에 SPAF에서 작품의뢰가 왔다. 한국적인 방향의 작품들을 선정해서 창작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국내 초청 무용가 및 초청 단체로 안무 작품을 선보이고, 2014년 15년 연이어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만, 중국, 이탈리아, 독일에서 안무가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으며, 서울시립무용단, 부산시립무용단,울산시립무용단,광주시립발레단에서 객원 안무가로 활동하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시립발레단과 함께 창작 제작한 '봄의제전G'의 연출과 안무를 통하여 국내외 공연계에서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 중국광저우에서 공연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광주와 중국의 광저우가 자매결연을 맺은지 20주년 된 기념으로 공연한 것이다.

봄의 제전이란 작품은 원래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하고 니진스키가 안무한 작품으로 슬라브족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 공연이었다. 그것을 우리나라 전통의 소재를 가지고 창작발레로 새롭게 재창작한 것이다.

▲ 한국무용가 이정윤

3. 단체에 소속되어 공연하는 것과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 느끼는 주요차이점은 무엇인가?
ㄴ 좀 더 개인적인 철학과 자기 주도적인 예술의 방향을 찾아가는 행보에 큰 차이가 있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평하기 어렵다. 어떤 시기에는 소속된 것이 편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는 예술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이 일어날 때가 있었다. 아무래도 창작은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이어서 단체 안에 속해서 주어진 공연을 하다 보면 그런 에너지가 나오기 힘들다.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막상 그만두고 나니 좀 더 일찍 나와서 내 공연을 할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4. 최근 한국무용을 전공한사람들이 현대무용의 영역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춤이 가지는 공통점 때문인가? 그리고 이것이 한국무용계를 붐업 시키는 길인지.
ㄴ 국립무용단은 전통을 기반으로 창작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추세를 보면 '융복합'이다, '크로스오버'다 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처럼 하나의 콘텐츠로만 관객들에게 사랑받기는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장르의 속성을 무시할 순 없지만 어떻게 해서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가의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 시도들이 있어왔다.

한국 춤을 전공한 친구들을 보면 땅(그라운드)에 대한 감각이 좋고 움직임이 좀 더 유연한 것 같다. 그래서 타 장르의 예술가들이 선호한다. 그리고 세계적인 추세에서 한국적인 것이 외국에서 봤을 땐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이런 트렌드가 안착하여 하나의 새로운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 일본의 '노'나 '가부키'가 '부토'라는 일본식의 현대무용을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5. 무용은 사실 다른 공연장르에 비해 관객층이 두껍지 못한데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ㄴ 특정예술가가 형성할 방법은 아니고 일단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일단 관객의 경험이 부족하다. 타 장르 예술은 교육기관 외에 영화관, 노래방 등이 직·간접적인 경험과 체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반면 무용은 그렇지 못하기에 작품의 스토리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크다. 그래서 새로운 무용이 관객에게 호감을 사지 못하고 익숙한 것들만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움직임이 갖는 미학이나 즐기는 방법을 알고 오는 경우가 없다. 어릴 때 기본교육에 채택하던가 혹은 일반인이 되어서라도 움직임이 가지는 짜릿함을 느껴보는 교육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예술가를 기르는 데 집중한 예술교육으로 발달한 탓에 콩쿠르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6. 본인의 안무가로서의 목표에 대해 알고 싶다.
ㄴ 정해진 목표는 없다. 단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이 춤과 안무인 거 같다.


7. 현재 연극 안무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소개해 달라.
ㄴ 극단 아리랑의 제작으로 김명곤 연출님의 연극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에서 안무감독과 배우를 맡고 있다. 원래 알고 있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국립무용단 소속이었을 때 극장장이셨던 김명곤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예전에 제작품을 연출해주신 고마움도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작품의 제안을 주셨을 때 큰 고민 없이 수락하였다. 대극장에만 익숙한 탓에 소극장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대사연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연극과 무용의 다르지만 비슷한 면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고 그걸 시험해보고 있다.


8. 향후계획과 청취자들에게 무용공연을 감상하는 작은 팁을 알려 달라.
ㄴ 공연을 감상하는 법은 달리 특별한 말이 아닌 오픈마인드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동질성을 찾기도 하고 나만의 방식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런 것을 고민해가는 과정이 예술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말에 휠체어를 탄 '빛 소리 친구들'이라는 장애인 무용단과 함께 정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장애인 무용단 안무는 외국에 있을 때 장애인들이 무용을 통해 정서적인 치료를 하는 모습을 봤고 국내에 왔을 때도 복지단체나 공공기관들에서 장애인들이 무용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기회가 있으면 어떻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비장애인 무용가들과 논의하여 지난9월 제1회 장애인 국제무용제를 열었다. 이미 활동하고 있는 외국의 장애인 무용단을 초청하였고 우리나라 안무가들이 국내 장애인들을 조직화시켜서 몇 개의 무용단체를 만들어 무용제에 참여시켰다. 그로 인해 국제적인 교류도 시작하게 되었다.

장애인 무용단과의 무용 작업은 나에게 오히려 많은 영감을 주는 작업이다.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남다른 에너지가 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나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 플스 31회 방송을 마치고_게스트 이정윤, 공연리뷰 천상욱, 진행자 김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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