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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행복은 옵니다 (메리골드) 2016-12-06 10:44:57
dora 조회3,822





반드시 오고야말 행복(줄여서 반오행)을 보았다. 원래 자살을 소재로한 공연에 관심이 많다. 몇달 전 관람했던 <다리이야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소극장 뮤지컬은 <빨래> 이후 너무 오랜만에 보는 터라 많이 기대되었다.


자살을 하기위해 모인 다른 사연의 5명의 남녀가 결국엔 서로의 아픔을 나누면서 치유받는 줄거리이다. 아내폭력에 엄마의 자살로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어버린 건영, 학교에서 늘 1등이었지만 자신을 이해하지 않고 억압하는 엄마를 견디지 못하는 보영, 학교폭력에 힘들어하며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늘 그리워하는 환희, 외모 컴플렉스를 가졌고 첫사랑에게 배신당한 미라(?), 기러기 아빠로 4년 간 살아온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민수 아빠... 자살전문가라며 이들을 이끄는 카페 운영자도 실은 딸을 자살로 방치한 트라우마 생존자이다. 마지막 즈음 기억에 남은 그의 대사. "고통을 통해서 인생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지, 인생 전체를 통해 죽음을 배워야 해."


제목을 보고 처음부터 해피엔딩을 예감하고 관람하였는데 배우분들이 모두 연기와 노래가 수준급이시다. 웃음을 주면서도 감동적이라 재밌게 보았다. 그래서인지 객석도 꽉 찼고 연인뿐 아니라 중년부부들도 많이 눈에 띄어서 좀 놀랐다.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중고등학생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tip.

11월 7일 탄생화인 국화과 메리골드(marigold)는 천수국(아프리카 메리골드)과 만수국(프렌치 메리골드)이 있다. 천수국의 꽃말은 '헤어진 친구에게 보내는 가련한 마음, 가련한 사랑, 이별의 슬픔'이고 만수국은 '반드시 오고야말 행복'이라고. 같은 메리골드인데 정반대 뜻을 가진 게 신기하다.


천수국


만수국


이미지 출처 http://www.jadam.kr/news/articleView.html?idxno=6170




다루기 다소 힘겨운 소재에 뮤지컬이란 옷을 입어서 인지,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다가온 점이 가장 좋았다. 공연 시작 전에 퀴즈도 내주고 선물도 주신다. 바로 같은 극단(극단 비유) 유츄프라카치아 티켓! 가라앉은 공연시장, 대학로에 과연 창작뮤지컬은 활기를 불어넣을 돌파구가 될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극단 비유 작품은 아주 좋은 몫을 하고 있는 걸꺼다. 12/14 부터 시작인데 보고 싶어진다. (갈등...;;; 유추프라카치아는 무슨 뜻? 다음 번에도 따뜻한 느낌?)


메리골드(만수국)의 꽃말을 기억하면서 2017년 다가오는 새해에는 이 공연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드시 복이 기를...' 하고 기도해본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플레이티켓 1기 리뷰단 박연진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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