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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 갇히다 2017-09-07 00:10:20
모하비 조회2,483





시선의 온도라는 작품의 첫느낌은 차가움이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평생을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시선, 그 시선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따뜻함 보다는 차가움이 먼저 느껴졌다. 자신의 의지보다는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인식하며 사는.... 부인할 수 없는 나와 보여지는 것에 의해 규제하려는 사회가 생각났다.

작품에서는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관습, 규정 등)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모습과 끊임없이 규정지으려는 시선이 공존했다. 그렇게 보였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미디어가 지배하는 사회인 현재는 더욱 두가지 시선이 날카롭게 부딪힌다. 하지만 벗어나 나로 보여지고 싶은 것 또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이 또한 작품에서 보여지고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 세상에서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여성(사회적 약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제재와 단속 그로인해 자행되는 폭력 속에서 생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암흑 에너지>, <나는 아닙니다>보다 <결혼>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습, 제도에 끌려가고 망가지는 모습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살아 온 여성들의 모습이 보였다. 원하든, 원하지 않는 결국엔....... 그래왔다.

그녀가 용기를 내어 틀을 깼고 이내 새로운 틀을 구축하며 공연은 막을 내렸다. 그녀는 어떤 틀을 만들어 가려 했을까? 그 또한 시선, 타인을 향한 시선은 아니었을까? 그 시선의 온도는 어떠했을까? 나는 타인을 향해 어떤 시선을 던지고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슬프고 씁쓸해졌다.


플레이티켓 리뷰단 이복희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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